2026년 7월 말,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동반 발동됐습니다. 코스피는 이틀 사이 6700선에서 5600선까지 밀렸고, 7월 월간 하락률은 -33.19%로 1990년대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뉴스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이라는 속보를 보고 갑자기 매매가 안 돼 당황하신 분들이 많았을 텐데요. 서킷브레이커가 정확히 언제, 어떤 조건에서 발동되고, 발동되면 내 주문은 어떻게 되는지 단계별로 정리했습니다.
서킷브레이커란 무엇인가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는 주가가 급락할 때 시장 전체의 매매를 일시 중단시키는 제도입니다. 원래는 전기 회로의 과부하 차단기에서 따온 이름으로, 공포에 의한 투매가 투매를 부르는 악순환을 잠시 끊고 투자자에게 냉정하게 판단할 시간을 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며,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별도로 발동됩니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조건 — 3단계 기준
발동 기준은 종합주가지수(코스피지수·코스닥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일정 비율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는 것입니다.
| 단계 | 발동 조건 | 조치 |
|---|---|---|
| 1단계 |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 1분 지속 | 20분간 전체 매매 중단 후 10분간 단일가 매매로 재개 |
| 2단계 | 전일 대비 15% 이상 하락 (1단계 시점보다 1% 이상 추가 하락), 1분 지속 | 20분간 전체 매매 중단 후 10분간 단일가 매매로 재개 |
| 3단계 | 전일 대비 20% 이상 하락, 1분 지속 | 당일 장 즉시 종료 (모든 매매 종결) |
핵심 포인트 세 가지입니다.
- 각 단계는 하루에 한 번만 발동됩니다. 1단계가 발동된 뒤 다시 8% 하락 상태가 돼도 재발동되지 않습니다.
- 상승에는 발동되지 않습니다. 하락 방향에만 적용되는 제도입니다.
- 3단계가 발동되면 그날 시장은 그대로 끝납니다. 미체결 주문은 모두 취소됩니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중에는 어떻게 되나
매매 중단 시간에는 신규 주문 체결이 되지 않습니다. 이미 넣어둔 주문의 취소는 가능합니다. 20분 중단이 끝나면 바로 접속매매(실시간 체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10분간 단일가 매매를 거칩니다. 이 10분 동안 주문을 모아서 하나의 가격으로 일괄 체결한 뒤 정상 매매가 재개되는 구조입니다.
폭락장에서 “서킷브레이커 풀리면 던져야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재개 직후 단일가에 매도 주문이 몰리면 체결 가격이 중단 직전보다 더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은 알고 계셔야 합니다.
사이드카와의 차이
서킷브레이커와 자주 혼동되는 것이 사이드카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이드카는 선물시장발 충격을 막는 부분 차단, 서킷브레이커는 시장 전체 차단입니다.
| 구분 | 사이드카 | 서킷브레이커 |
|---|---|---|
| 감시 대상 | 선물 가격 (코스피200 선물 등) | 현물 종합주가지수 |
| 발동 기준 | 코스피200 선물 ±5% (코스닥은 선물 6% + 현물 3%) 1분 지속 | 지수 8%·15%·20% 하락 1분 지속 |
| 조치 | 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 5분 정지 | 시장 전체 매매 중단 |
| 방향 | 상승·하락 모두 발동 | 하락만 발동 |
| 개인 매매 | 일반 주문은 계속 가능 | 모든 매매 불가 |
사이드카는 프로그램매매만 5분간 묶는 것이라, 발동돼도 개인 투자자의 일반 주문은 정상적으로 체결됩니다. 뉴스에서 “사이드카 발동”이 떴다고 해서 매매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개별 종목에는 VI (변동성완화장치)
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가 시장 단위라면, 개별 종목 단위에는 VI(변동성완화장치)가 있습니다. 특정 종목의 체결 가격이 직전 체결가나 당일 기준가 대비 일정 비율 이상 벗어나면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해 급격한 가격 변동을 완화합니다. 폭락장에서는 시장 전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 전에 개별 종목 VI가 연쇄적으로 걸리는 모습을 먼저 보게 됩니다.
역대 서킷브레이커 발동 사례
한국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는 결코 흔한 이벤트가 아닙니다. 주요 사례를 보면 그 희소성을 알 수 있습니다.
- 2000년 IT 버블 붕괴, 2001년 9·11 테러 직후
-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 코스피·코스닥 동반 발동
- 2024년 8월 5일 글로벌 급락장 — 코스피·코스닥 동반 발동
- 2026년 7월 —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코스피·코스닥 동반 발동
이번 폭락장에서는 정부가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F4 회의)를 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총량 규제 추진을 발표하는 등 제도적 대응도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폭락의 증폭 요인으로 지목된 레버리지 상품 규제의 상세 내용은 아래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내부링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완벽정리 — single-stock-leveraged-etf-regulation)
서킷브레이커 발동 시 투자자가 확인할 것
첫째, 중단 시간은 판단 시간입니다. 서킷브레이커의 설계 목적 자체가 “냉정해질 시간”입니다. 재개 직후 시장가 투매에 동참하기 전에, 하락의 원인이 내 보유 종목의 펀더멘털 문제인지 시장 전체의 유동성 문제인지 구분해 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레버리지 상품 보유자는 변동성 잠식을 다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지수가 회복돼도 레버리지 ETF는 원금이 회복되지 않는 구조적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 폭락장에서도 하루 28% 넘게 급락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개인 순매수가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저가매수 판단 전에 반드시 상품 구조부터 이해하셔야 합니다.
(내부링크: 레버리지 ETF 원리 완벽정리 — leveraged-etf-mechanism)
셋째, 예수금·미수 상태를 점검하세요. 3단계 발동으로 장이 조기 종료되면 당일 매도로 미수금을 정리하려던 계획이 막힐 수 있습니다. 폭락장에서는 반대매매 리스크가 평소보다 훨씬 큽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서킷브레이커는 상승장에서도 발동되나요? 아닙니다. 한국의 서킷브레이커는 하락 방향에만 발동됩니다. 상승·하락 양방향에 발동되는 것은 사이드카입니다.
Q2. 서킷브레이커 발동 중에 주문 취소는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신규 체결만 중단되며, 기존 주문의 취소는 허용됩니다.
Q3. 하루에 서킷브레이커가 여러 번 발동될 수 있나요? 같은 단계는 하루 한 번만 발동됩니다. 다만 1단계 발동 후 하락이 심화되면 2단계, 3단계가 순차적으로 발동될 수 있습니다.
Q4. 코스피에 발동되면 코스닥도 같이 멈추나요? 아닙니다. 두 시장은 각자의 지수 기준으로 별도 발동됩니다. 다만 폭락장에서는 동반 발동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5. 3단계 발동으로 장이 끝나면 넣어둔 주문은 어떻게 되나요? 미체결 주문은 전부 취소되며, 다음 거래일에 다시 주문해야 합니다.
Q6. 미국에도 서킷브레이커가 있나요? 있습니다. 미국은 S&P500 기준 7%·13%·20% 하락 시 단계별로 발동되며, 개별 종목 단위 제도(LULD)도 별도로 운영됩니다. 서학개미라면 한국과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 본 글은 제도 안내 목적이며 특정 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세부 발동 기준은 한국거래소 규정을 기준으로 하며, 제도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