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가 강해지면서 강남권 아파트 매물에 “집주인 대출 6억”, “매도인 대출 가능” 같은 조건이 붙어 올라오고 있습니다. 대통령 자택 매각 건이 알려지면서 셀러 파이낸싱이라는 용어도 갑자기 검색어에 올랐습니다.
구조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세금입니다. 이자를 안 받으면 매수인에게 증여세가 붙을 수 있고, 이자를 받으면 매도인에게 이자소득세가 붙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조문과 계산 방식을 직접 따져봤습니다. 숫자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셀러 파이낸싱 구조부터 정리
셀러 파이낸싱(Seller Financing)은 우리말로 매도인 금융이라고 합니다. 은행 대신 집을 파는 사람이 사는 사람에게 직접 잔금을 빌려주는 방식입니다.
- 매수인이 계약금과 일부 중도금만 지급합니다.
- 매도인은 잔금을 다 받지 않은 상태에서 소유권을 먼저 이전해 줍니다.
- 매도인은 못 받은 잔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그 집에 근저당권을 설정합니다.
- 매수인이 약정 기한까지 갚으면 근저당을 말소합니다.
법적으로는 민법 제605조 준소비대차에 해당합니다. 원래 매매대금 지급 의무였던 것을 당사자 합의로 대여금 채무로 바꾸는 계약입니다. 근저당권 설정과 준소비대차 계약 자체는 현행법상 불법이 아닙니다.
왜 지금 다시 등장했느냐면, 개인과 개인 사이의 금전거래에는 LTV나 DSR 같은 금융권 대출 규제가 직접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은행이 못 채워주는 부분을 매도인이 메워 거래를 성사시키는 겁니다. 여기에 지난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면서 처분이 급한 매도자가 늘어난 것도 배경으로 꼽힙니다.
핵심은 세금입니다 — 두 갈래로 갈립니다
여기서부터가 실제로 돈이 걸린 부분입니다. 셀러 파이낸싱은 이자를 받느냐 안 받느냐에 따라 세금이 정반대 쪽으로 붙습니다.
- 이자를 안 받거나 적게 받으면 → 매수인에게 증여세 문제
- 이자를 제대로 받으면 → 매도인에게 이자소득세 문제
어느 쪽을 택해도 세금이 따라옵니다. 둘 다 피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나씩 계산해 보겠습니다.
1) 이자를 안 받을 때 — 증여세 계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는 타인에게서 금전을 무상으로, 또는 적정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율로 빌린 경우 그 이익을 증여받은 것으로 봅니다. 세법상 적정 이자율은 연 4.6%입니다.
계산식은 이렇습니다.
- 무이자로 빌린 경우 → 대출금액 × 4.6%
- 낮은 이자율로 빌린 경우 → (대출금액 × 4.6%) − 실제 지급한 이자
다만 이렇게 계산한 금액이 1,000만원 미만이면 과세하지 않습니다. 시행령 제31조의4에서 정한 기준금액입니다. 그리고 이 기준 미만이면 다른 증여재산과 합산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면 얼마까지 빌려줘야 1,000만원 선을 안 넘길까요. 역산하면 이렇습니다.
| 적용 이자율 | 4.6%와의 차이 | 증여이익 1,000만원 미만이 되는 원금 상한 |
|---|---|---|
| 무이자 (0%) | 4.6%p | 약 2억 1,739만원 |
| 연 1% | 3.6%p | 약 2억 7,778만원 |
| 연 2% | 2.6%p | 약 3억 8,462만원 |
| 연 3% | 1.6%p | 6억 2,500만원 |
| 연 4% | 0.6%p | 약 16억 6,667만원 |
| 연 4.6% 이상 | 0%p | 금액 제한 없음 |
1년 기준 계산. 실제 판단은 대출기간과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무이자로 빌려줄 수 있는 실질적인 상한이 2억원대 초반이라는 뜻입니다. 셀러 파이낸싱은 보통 잔금 수억 원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무이자 구조는 대부분 이 선을 넘어갑니다.
기간 계산도 알아둬야 합니다. 대출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1년으로 봅니다. 1년 이상이면 1년이 되는 날의 다음 날에 매년 새로 빌린 것으로 보고 다시 계산합니다. 즉 3년을 빌려주면 3번 계산됩니다. 반대로 3개월, 6개월처럼 1년 미만으로 기간을 정한 경우 실무에서는 해당 기간분으로 안분해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부분은 사안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어 세무 확인이 필요합니다.
2) 이자를 받을 때 — 이자소득세 계산
개인이 사업 목적 없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이자는 비영업대금의 이익으로 분류됩니다. 세율은 25%이고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27.5%입니다. 일반 예금이자의 15.4%보다 훨씬 높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이자소득은 배당소득과 합산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잔금이 5억원만 돼도 연 4.6% 이자면 2,300만원이라 단번에 기준을 넘습니다. 종합과세로 넘어가면 다른 소득과 합산돼 세율이 더 올라갈 수 있고, 건강보험료에도 영향이 갑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과 계산 방식은 금융소득종합과세 완벽정리 (2026)에 따로 정리해 뒀습니다. 셀러 파이낸싱으로 이자를 받을 계획이라면 이쪽을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3) 실제로 얼마나 차이 나는지 계산해 봤습니다
잔금 5억원을 1년간 유예해 주는 경우를 이자율별로 비교해 봤습니다. 매도인과 매수인이 특수관계가 아닌 제3자라고 가정했습니다.
| 구분 | 무이자 | 연 2% | 연 4.6% |
|---|---|---|---|
| 매수인이 실제 낸 이자 | 0원 | 1,000만원 | 2,300만원 |
| 증여재산가액 | 2,300만원 | 1,300만원 | 0원 |
| 과세 여부 (1,000만원 기준) | 대상 | 대상 | 해당 없음 |
| 매수인 증여세 (세율 10%) | 약 230만원 | 약 130만원 | 0원 |
| 매도인 이자소득 | 0원 | 1,000만원 | 2,300만원 |
| 매도인 이자소득세 (27.5%) | 0원 | 275만원 | 632만원 |
| 매도인 금융소득종합과세 | 해당 없음 | 해당 없음 | 대상 (2,000만원 초과) |
제3자 간 거래 가정. 증여재산공제는 적용하지 않았고, 신고세액공제 3%는 반영하지 않은 금액입니다.
표를 보면 판단이 좀 명확해집니다. 무이자로 하면 매수인이 230만원을 부담하고, 적정이자율대로 하면 매도인이 632만원에 종합과세 부담까지 집니다. 이자로 나가는 현금 2,300만원은 별개입니다.
중간 지점인 연 2% 구간이 총 부담으로는 가장 가벼워 보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세금만 놓고 본 계산입니다. 매도인이 자기 돈을 1년간 묶어두는 기회비용은 반영돼 있지 않습니다.
제3자 간 거래라면 예외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 제3항은 특수관계인이 아닌 자 간의 거래인 경우,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에 한정하여 증여 규정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가족이나 특수관계가 아닌 순수한 제3자끼리의 거래이고, 잔금 유예에 합리적인 사정이 있었다면 증여로 보지 않을 여지가 있습니다. 세입자 퇴거 일정이 안 맞았다거나, 재건축 조합원 지위 승계를 위해 등기를 먼저 해야 했다거나 하는 사정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당한 사유”는 법에 목록으로 나열돼 있지 않습니다. 결국 사안별로 판단되고, 다투게 되면 입증 책임은 납세자 쪽에 있습니다. 예외가 있다는 사실에 기대서 무이자로 수억 원을 유예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반대로 가족 간 거래라면 이 예외가 아예 적용되지 않습니다. 특수관계인 사이에서는 정당한 사유와 무관하게 계산식 그대로 들어갑니다. 가족 간 증여 공제 한도는 증여세 면제한도 완벽정리 (2026)에서 관계별로 정리해 뒀으니 함께 확인해 보세요.
매도인이 놓치기 쉬운 것 — 양도세 신고 시점
이건 실무에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부분입니다.
양도소득세는 원칙적으로 잔금청산일을 양도시기로 봅니다. 그런데 셀러 파이낸싱은 대금을 다 받기 전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먼저 해주는 구조입니다. 이 경우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라 등기부에 기재된 등기접수일이 양도시기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상황이 됩니다.
- 잔금은 아직 수억 원을 못 받았습니다.
- 그런데 양도는 이미 이뤄진 것으로 봅니다.
- 양도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안에 예정신고를 해야 합니다.
- 세금은 매매대금 전액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돈은 절반만 받았는데 세금은 전액 기준으로 먼저 내야 하는 구조입니다. 1세대 1주택 비과세에 해당한다면 부담이 줄지만, 비과세 요건과 12억원 기준은 따로 따져봐야 합니다. 관련 내용은 양도소득세 1세대 1주택 비과세 완벽정리 (2026)에 정리해 뒀습니다.
매수인이 감수해야 할 리스크 4가지
추가 대출이 사실상 막힙니다
소유권은 넘어왔지만 매도인 명의의 근저당권이 살아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은행에 담보대출을 신청하면 후순위가 되기 때문에 한도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일단 사고 나중에 은행 대출로 갈아타자”는 계획이 잘 안 통하는 이유입니다.
못 갚으면 경매로 갑니다
근저당권자는 채무 불이행 시 담보권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매도인이 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상대가 은행이 아니라 개인이라 협의 여지가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감정적 분쟁으로 번지기 쉽습니다. 경매 절차 자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경락잔금대출 완벽정리 (2026)에서 낙찰자 관점으로 정리해 뒀습니다.
상환 계획이 다른 집 매각에 걸려 있으면 위험합니다
“지금 사는 집 팔아서 갚겠다”는 구조가 가장 흔한데, 그 집이 제때 안 팔리면 그대로 연체입니다. 시장이 얼어붙는 국면에서는 이 가정이 자주 깨집니다.
자금출처 소명이 남습니다
고가주택 거래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사후 검증이 따라옵니다. “매도인에게 빌렸다”는 사실을 차용증, 근저당 등기, 실제 이자 이체 내역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부족한 자금의 출처를 의심받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면 심사 과정에서 소명이 더 복잡해집니다.
매도인이 감수해야 할 리스크 3가지
- 회수 리스크. 근저당을 잡았어도 실제 회수는 경매를 거쳐야 합니다. 시간과 비용이 들고, 집값이 떨어져 있으면 채권최고액을 다 못 건질 수도 있습니다.
- 세금 선납 부담. 앞서 본 대로 잔금을 다 못 받은 상태에서 양도세 신고 의무가 먼저 발생합니다.
- 분쟁 리스크. 상환 지연, 이자 계산, 근저당 말소 시점을 놓고 다툼이 생기면 결국 민사소송입니다.
그래도 진행한다면 — 반드시 남겨야 할 5가지
- 금전소비대차 계약서(차용증)를 씁니다. 원금, 이자율, 상환 기한, 상환 방법, 연체 시 처리를 명시합니다. 공증이나 확정일자를 받아두면 더 좋습니다.
- 근저당권을 등기합니다. 등기가 없으면 거래의 실체를 증명하기 어렵고, 매도인은 담보도 없습니다.
- 이자를 계좌이체로 실제 주고받습니다. 계약서에 이자가 적혀 있어도 이체 내역이 없으면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날짜를 정해 정기적으로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 원금 상환도 계좌로 하고 내역을 보관합니다. 현금 거래는 흔적이 남지 않아 소명이 안 됩니다.
- 계약 전에 세무사와 법무사 확인을 받습니다. 금액이 크고 판단이 갈리는 영역입니다. 상담료가 아깝지 않은 구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셀러 파이낸싱은 불법인가요?
불법이 아닙니다. 준소비대차 계약과 근저당권 설정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세금 문제와 자금출처 소명은 별개로 남습니다.
무이자로 빌려주면 얼마까지 증여세가 안 나오나요?
1년 기준으로 원금 약 2억 1,739만원까지입니다. 이 금액에 세법상 적정이자율 4.6%를 곱하면 약 1,000만원이 되는데, 증여이익이 1,000만원 미만이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입니다.
이자를 조금만 받으면 증여세를 피할 수 있나요?
금액에 따라 다릅니다. 연 4.6%에서 실제 이자율을 뺀 차이에 원금을 곱한 값이 1,000만원 미만이어야 합니다. 연 2%로 받는다면 원금 약 3억 8,462만원까지, 연 3%라면 6억 2,500만원까지가 기준선입니다.
매도인이 이자를 받으면 세금이 얼마나 되나요?
비영업대금의 이익으로 분류돼 25%, 지방소득세 포함 27.5%가 적용됩니다. 다른 금융소득과 합쳐 연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가족끼리도 셀러 파이낸싱이 가능한가요?
가능하지만 훨씬 엄격하게 봅니다. 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 간에는 거래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면 증여 규정 적용이 배제될 여지가 있지만, 가족 간에는 이 예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계산식이 그대로 들어갑니다.
잔금을 다 못 받았는데 양도세를 내야 하나요?
네. 대금 청산 전에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경우 등기접수일이 양도시기가 됩니다. 양도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이내에 예정신고를 해야 하고, 세액은 매매대금 전액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근저당이 잡힌 집을 다시 팔 수 있나요?
팔 수는 있지만 매수 희망자 입장에서는 부담 요인입니다. 통상 매도 전에 잔금을 상환하고 근저당을 말소하는 절차를 밟게 됩니다.
정리하며
셀러 파이낸싱은 대출이 막힌 시장에서 거래를 성사시키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불법도 아니고 새로운 것도 아닙니다. 다만 계산해 보면 알 수 있듯이, 어느 쪽으로 설계해도 세금이 따라붙습니다. 무이자면 매수인 쪽에, 유이자면 매도인 쪽에 붙을 뿐입니다.
제가 계산해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매도인의 양도세 신고 시점이었습니다. 잔금 절반을 못 받은 상태에서 전액 기준으로 세금을 먼저 내야 한다는 점은 구조를 설계하기 전에 반드시 현금흐름에 반영해야 합니다.
남의 사례가 내 사례의 근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금액, 기간, 특수관계 여부, 정당한 사유의 유무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영역입니다. 계약서를 쓰기 전에 세무사와 법무사 상담을 먼저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대출 조건을 다시 따져보는 중이라면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완벽정리 (2026)와 중도상환수수료 완벽정리 (2026)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했으며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세법과 대출 규제는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개별 거래의 적법성과 과세 여부는 사안에 따라 다르게 판단됩니다. 실제 거래 전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확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